비건 수채화 그림도구

얼마전에 비건 수채화 붓에 대해서 포스팅 한 적도 있었는데 아직 쓰던 붓들이 많아서 다 쓰고 나서 인조모 붓으로 갈아 탈 거라고 이야기 했었다.

2021/01/06 - [그림도구] - 자주 쓰는 붓 소개, 비건과 수채화붓

자주 쓰는 붓 소개, 비건과 수채화붓

하지만 수채화를 하기 위해서는 붓만 필요한게 아니라 종이도 필요하고 물감도 필요한데 종이와 물감에도 동물성 재료가 들어간다는 사실을 그동안 간과하고 있었다. 브러쉬에 있는 동물털은 너무 직접적으로 대놓고 있어서 그냥 지나치기 힘들지만 물감과 종이는 겉으로 언뜻 보기에는 "여기에도 동물성 재료가 들어가?"라고 생각될 만큼 우리 주변의 여러가지에 동물성 재료들이 사용된다.

우선 수채화 종이는 사이징(sizing)이라는 처리를 하게된다. 물론 수채화 종이 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종이나 직물들도 사이징 처리를 하지만, 특히 수채화는 반복되는 붓질과 물을 잘 견뎌야 하고 물감의 안료들을 종이위에 잘 정착되게 해야 하기 때문에 사이징 처리가된 수채화 전용지를 사용하는 것이 그림을 그리는데 편리하다. 문제는 사이징 처리를 보통 젤라틴 용액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산더스와 아르쉬가 이러한 방법으로 사이징 처리를 한다고 한다. 파브리아노와 캔손 헤리티지, 물랑 뒤 루와는 베지터블 혹은 인공적으로 사이징을 한다. 하네뮬레도 비건 사이징을 한다고 들었다.

나는 이전에 묶음으로 대량으로 샀던 산더스 워터포드가 아직 많이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좋았지만 다 쓰고 나면 다시 파브리아노나 하네뮬레로 갈아타야할 것 같다.

물감은 색을내는 피그먼트(안료)와 피그먼트를 담는 바인더로 구성되는데 피그먼트의 재료가 되는 것들은 광물에서부터 동물, 식물, 인공안료들 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비건으로서 다행인점은 보통 동,식물에서 추출된 안료들은 대부분 내광성이 너무 낮기 때문에 현재 잘 사용되지 않거나, 무기나 합성 유기안료들로 대체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몇가지 동, 식물성 안료들은 아직도 출시되고있고 인기가 있는 편이라 주의가 필요하다.(하늘 아래 같은 색깔은 없기 때문에...) 흔히 알려진 동물성 재료를 사용한 안료는 아이보리 블랙에 사용되는 PbK9은 원래는 이름 그대로 상아를 태워서 만든 그을음으로 만들어지는데 현재는 동물의 뼈를 태워서 만든다고 한다. 알리자린 크림슨이나 카마인은 원래 연지벌레에서 추출한 코치닐 색소를 이용해서 만들어졌지만 현재 사용되는 안료인 PR83은 합성 안료이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 하지만 내광성이 낮기 때문에...

안료는 동물성 재료를 피하기가 쉽지만 오히려 바인더로 넘어오면 좀 더 복잡해진다. 물감은 안료 뿐만 아니라 바인더의 종류와 배합기술에 따라서 질감과 특성이 또 천차만별이 되기 때문이다. 보통 수채화 물감의 기본이 되는 바인더는 아라빅검이지만 회사마다 다른 재료들을 첨가하기도 한다.

시넬리에와 잭슨스는 바인더에 꿀을 사용하며, 쉬민케와 윈저앤뉴튼은 옥스겔(소에서 얻음)을 배합한다. 내가 알기로 홀베인과 마이메리는 순수하게 아라빅검만을 사용한다고 들었다. 다니엘 스미스와 QOR역시 비건 프랜들리 하다고 한다.

현재 내가 주로 사용하는 물감은 윈저앤뉴튼인데 윈저앤뉴튼은 코트만 라인은 몇가지 색을 제외하고는 비건제품이지만 프로페셔널은 모든 색상이 다 비건제품이 아니다. 아마 바인더 때문인것 같은데 일단은 아직 쟁여놓은 재고가 많기 때문에 지금 사용하는 물감을 다 사용하고나서는 다른 회사의 제품을 사용하게 될 것 같다.(하지만 언제가 될지...)

www.jacksonsart.com/blog/2019/01/29/vegan-brushes-vegan-watercolour/

Vegan Brushes and Materials for Watercolour Artists - Jackson's Art Blog

doublecheckvegan.com/vegan-art-supplies/

List of Vegan Art Supplies | Double Check Vegan

정보들은 위 사이트들의 페이지를 참고했다. 물감과 종이 뿐만 아니라 브러쉬에 관한 정보들도 있다.

그림을 그리는데 까지 비건을 따지는 것이 별거 아닌 것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의식주에도 동물성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데 나의 취미활동을 위한 그림에는 더 주의를 기울여하는 것이 아닌가 싶이서 포스팅으로 한번 정리를 해봤다. 비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